카카오는 28일 제주도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정신아 신임 대표의 선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.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표이사로 내정됐다. 카카오 쇄신TF장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전략위원회 위원장직도 맡았다.
정 신임 대표는 카카오를 둘러싼 각종 법적 리스크와 논란들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.
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 조종을 한 의혹을 받는다.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6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같은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 씨가 이달 25일 구속된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.
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, 카카오모빌리티 '콜 몰아주기' 의혹 등 카카오 계열사를 향한 검찰 수사도 한창이다.
이에 카카오는 이날 주총에서 위기 관리 전문가 3인을 새로운 이사진으로 영입했다. 정 대표와 함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된 권대열 카카오 CA협의체 ESG위원장 겸 ERM(공동체리스크관리)위원장, 조석영 카카오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위기 관리 전면에 나선다.
권 위원장은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카카오 커뮤니케이션실장과 ER(대외협력)실장, 최고리스크책임자(CRO), CDR(기업디지털책임)랩장 등을 맡았다.
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조 실장은 법률·위기 관리 전문가로 통한다. 검찰 재직 당시 기업·금융 분야에서 장기간 수사 업무를 맡았고 최근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을 지냈다. 조 실장은 사내이사로서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방지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.
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은 투자·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카카오가 신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리스크를 검토·대응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.
대표 선임을 공식화한 카카오는 위기 관리에 힘을 주는 동시에 인공지능(AI) 사업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. 전사에 흩어져 있던 AI 기술·서비스 관련 팀을 모아 통합 조직을 꾸린다. 이를 위해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(CTO)를 최고AI책임자(CAIO)로 영입했다. 이날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차경진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데이터·AI 관련 전문가로 사업 전반에 조언할 예정이다.
카카오는 또 테크 기업에 걸맞은 의사결정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.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·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하게 한다는 게 골자다. 사업·목적별로 흩어져 있던 기술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.
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선임 건을 비롯해 △재무제표 승인 △정관 일부 변경 △이사 보수한도 승인 △자기주식 소각 △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△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.
정 대표는 "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"며 "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또한 확보할 것"이라고 강조했다.
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@hankyung.com
관련뉴스